(※ 하나금융투자의 보고서 주요 내용. 보고서 원제는 『이탈리아 국민투표(12/4): 유럽의 태생적 한계』)
■ 시선을 이탈리아로 이동하라
트럼플레이션으로 온통 미국에 시선이 쏠려있지만 지금부터는 유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하나금융투자가 주시한 유럽 리스크는 영국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국민투표 두 가지다. 다행히 브렉시트 여파는 아직까지 크지 않다.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영국과 유럽의 주요 주가지수는 빠르게 회복했고 안정됐다. 남은 것은 이탈리아 국민투표다. 이탈리아의 헌법개정(기존 상원의 권한 축소)을 묻는 국민투표가 12월 4일(일) 열린다. 왜 축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젊은 총리의 개혁의지와 이탈리아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 등으로 가늠하자. 실제로 현 정권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신뢰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지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렌치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역대 최고인 40.8%의 지지율을 이끌어 냈다.
■ 국민투표를 둘러싼 세 가지 불안요인들
올해 정치적으로 이변이 많았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이탈리아 투표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특히 내용상 세 가지 부문이 주요하다. 첫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 정치권이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 총리직을 사퇴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임기를 마친다 등 렌치 총리의 번복이 있었지만 이번 국민투표가 부결된다면, 렌치 총리의 정치 영역이 위축될 수 있다. 반대급부로 유럽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오성운동이 부각 될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신드롬, 영국의 브렉시트 등을 감안하면 이탈렉시트(Italexit)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둘째, 투표 결과를 예단하기엔 변수가 많다.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과 관련해서 유럽 감독당국과 이탈리아 정부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NPL)이 지난 08년 위기 이후 3배 이상 증가했다. 내년 상반기에 몰려있는 원리금 상환 부담과 함께 이번 투표에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셋째, 현재 315명인 상원의원 수를 단번에 100명으로 축소하는 개정 수위가 너무 급진적이다.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급격한 변화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토론문화가 뿌리내린 유럽의 특성상,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참고로 국민투표 결과를 묻는 여론조사를 보면, 이탈리아 국민의 41%가 헌법개정에 반대한다. 투표의 판도를 결정하는 유보세력도 25%에 달한다.
■ 유럽 태생적인 한계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 주시
이번에는 이탈리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7개의 이질적인 국가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유럽의 태생적인 한계가 다시 한번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다. 여전히 미국 달러화 강세를 야기하는 요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정치 불안감이 확대된다면, 미 달러화와 유로화의 패리티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은 변동성 확대에 노출된다. 아직은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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